꽃을 좋아하는 일본인, 꽃을 좋아하는 선교사

꽃을 좋아하는 일본인, 꽃을 좋아하는 선교사
2010-10-01 21:46:00
전형구
조회수   79
꽃을 좋아하는 일본인, 꽃을 좋아하는 선교사

(나리따중앙교회 창립10주년 기념지 )



교회개척(가정에서),

1994년 5월 1일, 교회를 개척한지 벌써 10년이 되어 창립기념주일을 맞이했다. 나리따공항이 근처에 있는 나리따시 아즈마초에서 시작한 나리따중앙교회는 일본에 온지 1년 만에 시작한 교회였다. 정말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다만 일본인 한 가정(5명)이 있을 뿐이었다.



일본에서 외국인이 집을 얻는 일은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도 거절당하기 일수였다. 우리도 몇 군데 거절을 당하고, 개척동지인 아오기상의 친정아버지의 소개로 아주 낡아서 오래도록 비어있던 집을 얻을 수가 있었다.



이 집은 밖에서 보기에 폐가와 같았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가 보니, 다다미의 썩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집세가 싸다는 이유로 수리도 청소도 전혀 기대할 수 없었다. 몇 번을 망서리다가 결정을 했다. 우리 가족은 이사하자마자 매일 집안 밖을 청소했다. 예배당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정성을 들여 풀을 뽑고, 늘어진 나뭇가지를 치고, 쓰레기를 치우고, 그리고 좁은 앞마당에 꽃을 심었다.



마침 4월이어서 한창 봄 꽃이 피기 시작했다.

헌 집이 조금씩 사람이 사는 집으로 변해 갔다. 조그마한 정원에 예쁜 꽃들이 활짝 미소를 짓고 인사를 했다. 그러자 주위의 이웃들이 “옥상, 꽃이 참 예쁘네요” 하면서 말을 건네 주었다. 집 주위를 깨끗이 청소하는 일을 계속하자, 친절한 이웃들은 “참 깨끗하군요,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말을 전해 주었다. 그로 인해 많은 유익을 얻었다. 어디든지 마찬가지겠지만 일본은 이웃과의 관계가 아주 중요하다. 꽃을 사랑하고 잘 가꾸는 일로 인해 이웃들의 관용을 받으며 우리의 개척교회는 순조롭게 시작이 되었다.



집이 밀집되어 있는 주택가에서 교회를 시작하는 일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 나중에 들어서 알게 되었지만 그러나 많은 위기를 무사히 통과했다. 일본 집은 통풍이 잘 되도록 지은 집이라 전혀 방음이 안 되어있다. 이웃집의 전화 벨 소리는 물론이고 전화 내용이 들릴 정도로 심하다. 주위에 2-3미터 간격으로 둘려 싸여있는 집들 사이에서 아무리 조심한다 한들, 예배때의 찬송소리, 피아노소리, 1년에 1-2번씩 오는 선교팀(1번에20-30명)등을 통하여 주위에 폐를 끼치는 일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런데 한번도 조심해 달라고 나무라는 소리를 들어 보지 못하고 살았다. 교회로서 2년, 주택으로만 4년 반을 합쳐 6년 반을 평안하게 살게 해 주신 하나님과 이웃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교회이전(18평 홀을 얻어서),

그 후 토미사또시 히요시다이 4쵸매에 빌딩 3층(2간)을 얻어 예배당으로 4년 반을 지냈다. 1층은 식당, 2층은 스낵으로 다른 사람들이 세 들어 쓰고 있는 터라 건물이 깨끗이 관리되지 못했다. 우리는 입주하자 마자 1층에서 3층까지의 계단을 청소하고, 건물 입구에 무성한 풀을 뽑고, 제멋대로 자란 나뭇가지를 잘랐다. 건물 주위가 환해 졌다. 처음에는 예배실 한 칸만 빌렸는데, 얼마 후옆 방(친교실)을 빌릴 때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싸게 해주었다. 이유인 즉, 건물을 깨끗이 관리해 주어 고마워서 그랬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 건물을 떠날 때에는 차입금 전액(50만엔)을 돌려 받을 수 있는 이득을 보았다(보통은 반이나, 아니면 거의 돌려 받지 못한다고 한다.)



교회건축, 집에서 2년, 빌린 건물에서 4년 반을 살고 나서,

하나님의 은혜로 헌 건물을 샀다. 큰 도로변에 타이 레스토랑으로 지었던 3층건물인데 외형은 교회모양이다. 주위사람들은 처음 지을 때부터 교회당 같다고 말했고 한다. 하나님이 미리 이 곳에 교회를 세우실 것을 예정하시고 설계하셨다고 우리들은 믿었다.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교회당을 보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교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국에 교회가 8천개쯤 있다고 한다. 나리따 주변에도 20여 개의 교회가 있다. 다만 주택가 안에 있기 때문에 눈에 띄지를 않을 뿐이다. 일본교회들은 영세한 교회가 대부분이다. 일본인은 부자라도 교회는 가난하다. 교회가 풍요롭고 목사가 윤택하게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한다. 가난해야 거룩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부부는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일본에서는 가난하게 보이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기도했다.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는 도로변에 교회를 짓게 해주세요 라고. 돈이 없으니, 건물은 창고라도 좋으니 땅은 무조건 큰 도로변이었다. 주택가와 도로변은 땅값의 차이가 크다. 돈도 없으면서 우리의 기도도 컸다.



하나님은 이런 기도가 있을 것을 미리 아시고,

이 건물을 지으셨다. 처음 지을 때의 건축비의 4분지1의 가격(3천만엔, 재건축비2천만엔)으로 은행융자(4천만엔)을 얻어서 샀다. 교회 재정은 2백만엔이 있었고, 1천만엔은 일본성도들의 자발적인 헌금으로 했다. 정말 기적이었다. 외부의 지원없이 전적으로 성도들의 힘으로 했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어떻게 여성도 몇 명이 중심(전원30명정도)이 되어 이렇게 큰 일을 이루었는지 놀랬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요 능력이었다.



구입한 건물은 외부는 완벽한 교회당이라 손댈 필요가 없었다.

대지70평에 1층은 주차장이고, 2-3층은 전면 재건축을 했다. 2층은 40평으로 친교실(다목적 홀), 주방, 사무실, 아동실, 게스트룸, 화장실2개, 욕실등이 있고, 3층은 예배실이 중심으로 모자실, 통역실, 물치실(창고)등이 있다.



교회의 꽃밭은 전혀 없다.

그런데 건물과 건물 사이를 두고 사람이 다니는 길이 있고, 그 길 양 옆으로 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교회의 화단은 아니지만, 풀을 뽑고 정리한 다음에 꽃을 심었다. 그리고 콘크리트 주차장 주위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화분을 이용하여 꽃밭을 만들었다.



꽃을 좋아하는 이웃들은 호감을 가지고 대해 주었고,

꽃 이야기, 교회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뒷집의 아저씨, 할머니는 참으로 친절하게 교회당 주변까지 청소해 주셔서 송구스럽다. 일본 선교 11년, 나라따중앙교회창립 10주년을 맞이하여 하나님과 이웃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꽃을 좋아하는 선교사가 꽃을 좋아하는 일본인들과 함께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9:1)



나리따에서 이인숙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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