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육교에서

연육교에서
2018-01-05 15:01:00
이항무
조회수   901

연육교에서


 


구산을 지나, 구복과 반동을 지나면


연육교가 보인다.


똑같은 길인데


아내와 갈 때보다 혼자갈 때 더 멀리 느껴진다.


 


입구에 괭이 갈매기들이 늘 모여든다


왜 이곳에 고양이들이 많은가 했다.


종은 서로 다르지만 대화법이 비슷해서


서로 인연이라 여기며 마실을 나오나보다


 


전망대에 서면


멀리 통영도 거제도 보인다.


골리앗같은 것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보인다고 가까운 것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다고 먼 것이 아니다.


 


2전망대를 지나 긴 데스크를 연결해놓아서


좀 더 바다 가까이를 걸을 수 있게되었다.


양식업은 잘 되는지 부표가 새롭게 교체가 되고


낡은 부표는 바다위를 떠다니다 뭍으로 밀려오고


어부들은 돌아오는 길에 배에서 내려


돛이며 파래며, 굴이며 캔다


삶이란 먹고살기위함 뿐인가


 


가는 길에 나무에 손을 대면


오랜 나이가 느껴지고 세월의 무게가 만져진다


갑옷을 업었다고 하였던가


나무도 사는 법을 배웠다.


 


이제 해를 보면 시간을 가늠할 수 있다.


중천에서 산넘어 내려가는 태양의 시간이 보인다.


해가지기전 유난히 산이 짙고 우울하다


해지기전 서둘러 산을 내려온다


 


  (16호 기즐감창 권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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