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요약
오늘은 참 뜻깊은 날입니다. 시니어 어르신들로 구성된 여섯 개의 목장이 갈렙 초원으로 출범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갈렙초원을 시작하면서 목자 목녀님들의 사전 모임을 통해 구호를 정했는데 오늘 말씀 제목인 <살자! 살리자! 함께 살자!>입니다.
우리나라가 정한 노인복지법 기준으로 노인 연령은 65세부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기준이 1981년도,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에 정해진 것입니다.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뀌었죠. 지금은 기대수명이 45년 전보다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이신 김형석 교수님. 해 연세가 만 105세이십니다. 아직까지도 활동을 하십니다. 강의도 하시고.. 참 놀랍죠? 그분이 말하기를 “백세를 살아보니 인생의 황금기는 60세부터 75세까지라” 말합니다. 그럼 75세가 넘어가면 황금기가 끝나는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분을 보니, 여전히 황금기를 살고 계십니다.
오늘 읽은 성경에 갈렙을 보면 그러합니다. “내 인생은 끝물이다.”, “모든 걸 내려놓고 정리할 때다.” 그의 나이를 보면 그렇게 할 만한데, 그는 나이를 거스르고 있습니다. 젊은이들도 두려워하는, 크고 강성한 헤브론 산지, 그 헤브론 산지를 여호수아에게 <이 산지를 내게 달라>고 당당히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때 그의 나이 85세입니다.
우리 10절에서 12절까지를 같이 보겠습니다.
10 이제 보소서 여호와께서 이 말씀을 모세에게 이르신 때로부터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방황한 이 사십오 년 동안을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나를 생존하게 하셨나이다 오늘 내가 팔십오 세로되
11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과 같이 오늘도 내가 여전히 강건하니 내 힘이 그 때나 지금이나 같아서 싸움에나 출입에 감당할 수 있으니
12 그 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 당신도 그 날에 들으셨거니와 그 곳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 하니
85세가 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믿음의 선포입니다.
그래서 그의 동료 여호수아는 갈렙의 요청을 들어주었고 그 믿음의 선포대로 헤브론을 기업으로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인생의 후반전을 정말로 잘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 믿음으로 하나님께 너무 귀하게 쓰임받았습니다.
제가 성경에서 갈렙 말고 이렇게 인생의 후반전을 하나님께 아름답게 쓰임 받았던 사람들이 누가 있는지 찾아보니 너무 많더라고요.
아브람을 보십시오. 칠십오세 때 부름받아 백세에 이삭을 낳고 믿음의 조상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출애굽을 지도한 모세는 80세에 부름받아 40년간을 충성스럽게 쓰임 받았습니다. 갈렙의 평생 동지 여호수아도 <나와 내 집은 여호와만 섬기겠노라> 고백하며 눈을 감기까지 그 인생의 후반전은 아름다운 매듭지었습니다. 사자굴에 들어가서도 믿음의 절개를 지켰던 다니엘은 그 속사람이 날로 강건한 믿음의 용장이었습니다. 성전에서 평생 메시아를 기다린 시므온과 안나는 그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주님과 동행하며 살았습니다. 열두 사도 중 백발이 되도록 밧모섬에서 요한계시록을 기록하기까지 닳아 없어지는 삶이 된 사도 요한의 삶도 <인생의 황혼녘>이 가장 찬란하게 빛났습니다.
이런 믿음의 선진들을 생각하며 오늘 우리 인생의 후반전, 인생의 하프타임을 어떻게 하면 아름답고 멋지게 매듭지어 갈 것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특별히 갈렙 초원으로 출발하는 모든 시니어 성도님들에게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충만한 은혜가 이후의 삶에 풍성하게 넘쳐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오늘 갈렙초원에 내건 슬로건, <살자 살리자 함께 살자> 라는 세 가지 간결한 구호를 가지고 하나님이 우리 인생에게 기대하시는 세 가지 사항을 말씀 안에서 나누어 보려 합니다.
1.내가 먼저 ‘살아야’ 합니다.
갈렙초원의 첫 번째 비전은 <살자>입니다.
제가 오래전에 지리산 자락에 교회에서 수련회를 한번 간 적이 있는데 그 산 중턱에 엄청난 항아리들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간장과 된장을 담아놓은 항아리들이었습니다. 대를 이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아주 귀한 것들이었습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간장과 된장들은 오랜 기간 숙성된 것들입니다. 잘 익은 것들입니다.
이런 것들이 갓 담은 것들과 다른 것은 무엇일까요? 맛의 깊이입니다. 갓 담은 것은 가볍습니다. 숙성되기 전에는 그런 것입니다. 김치도 익어야 제맛이 납니다. 그런 면에서 노년기의 신자들은 정말 귀한 보화를 간직하고 있는 것입니다.
육체적으로는 젊은이들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육체는 노화의 과정을 지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릎 다 아프고, 눈도 침침해집니다. 하지만 여러분, 노화를 잃어버리거나 낡아져가는 과정으로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을 영적으로 보면 <무르익어가는 하나님의 은혜가 더 깊어져 가는 놀라운 은혜의 과정>입니다. 산다는 것은 바로 속사람이 강건해져 가는 것이고 더 아름답게 익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요한삼서 1장 2절에 보면 90이 넘은 백발의 사도 요한이 그의 동역자들에게 이렇게 권면합니다.
[요삼 1:2]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영혼이 잘되라 말씀하십니다. 내면이 강건한 것입니다. 속사람이 충만한 것입니다.
사도바울도 이렇게 권면합니다.
[고후 4:16]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겉사람이 낡아지는 것은 막을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속사람은 날로 강건하고, 날로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요?
[사 40:30-31]
30 소년이라도 피곤하며 곤비하며 장정이라도 넘어지며 쓰러지되
31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젊음이 가져다주는 육체적인 힘은 금방 한계가 찾아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앙망하는 자에게는 <독수리가 바람을 타고 창공을 휘젓듯이> 위로부터 내리시는 하늘의 능력과 힘을 통해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영혼이 잘되는 삶>입니다. <속사람이 강건한 삶>입니다.
이것이 사는 것입니다. 먼저 살아야합니다. 그래야 다른 이를 살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산소호흡기를 누가 먼저 착용해야 할까요? 안전수칙에 <본인이 먼저 착용한 후 도와주세요> 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내가 숨을 쉬지 못하면 어린아이나 노약자, 부모님을 살려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이 있으십니까? 그러면 내가 먼저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순서입니다.
갈렙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영육이 강건하고, 그래서 정말로 충만한 생명을 산사람이고, 그래서 사명을 감당할수도 있었습니다.
저와 여러분도 먼저 살아야 합니다. 충만한 생명으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2.자녀와 이웃을 ‘살려야’ 합니다.
제가 설교를 준비하면서 노년의 시기에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시편의 한 구절을 찾게 되었습니다. 시인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시 71:18]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
시인은 백발이 될 때에도 자신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간청하며, 남은 삶 동안 주님의 힘과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며 살게 해달라고 간구합니다.
“하나님 무병장수하게 해주세요.”, “돈 걱정 없이 노후를 편하게 보내게 해주세요.” 이런 기도가 아닌 “내가 경험한 이 위대하신 하나님을 우리 자식들에게 다음 세대에게 전해줄 때까지 내 생명을 거두지 마십시오” 하는 겁니다. 참으로 가슴울리는 기도입니다.
우리 갈렙초원목장 중에 로이스 목장 있죠. 로이스가 누구입니까? 초대교회 위대한 지도자 디모데의 외할머니입니다. 로이스 외할머니의 신앙이 딸 유니게에게로, 유니게의 신앙이 아들 디모데에게로 아름답게 전승된 것이죠.
우리 교우들 가운데도 외가 쪽으로 4대, 5대를 내려온 신앙의 가정이 있고 친가로 3대 이상되는 분들이 여러 가정이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신앙의 전승입니다. 우리 자녀들을 살려내는 것입니다.
우리 초원지기 김의정 선교사님이 다른 교회에서 듣고 오셨다는데, 거기 목사님이 그러신대요. <자녀들 구원하기 전까지는 죽지도 마시라>고..
그만큼 절박한 마음으로 신앙을 계승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겠죠.
어느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이 목사님이 어릴 적 지독한 가난과 방황 속에서 엇나갈 뻔한 적이 많았다는 거예요. 그런데 밤에 어떤 소리에 자다 깨보면, 할머니가 자기 머리에 손을 얹고 간절히 눈물로 기도하고 계셨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거칠고 투박한 할머니의 기도 소리가 귓가에 맴돌아 차마 나쁜 짓을 할 수 없었다 합니다. 훗날 그는 훌륭한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를 키운 것은 할머니의 눈물어린 기도였습니다.”
여러분! 자녀와 이웃을 살리는 것은 힘이나 돈이 아닙니다. 눈물의 기도입니다. 우리 다음 세대 아이들을 살리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을 위한 기도의 영적부모가 되어주시면 됩니다. 유니게를 잘 믿음의 할머니, 로이스가 되어주십시오. 아들을 잘 키웠던 유니게가 되어주십시오.
또 기도하기를 쉬지 않겠다던 사무엘같은, 영적인 할아버지가 되어주십시오.
저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웃의 형제교회를 위로해주는 복의 통로가 되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힘겹게 힘겹게 버텨가는 농어촌 미자립교회들이 많습니다. 저는 우리 갈렙 초원 목장에서 1년에 몇 차례 함께 찾아가 예배드리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또 일 년에 한 차례씩은 <친구야 천국 가자!> 라는 제목을 달고, 영원한 본향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니어 분들을 위한 맞춤 전도 행사도 진행해 보면 좋겠다 생각됩니다.
우리 인생은 누군가를 세워주고 누군가를 살려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특별히 복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선물해 주는 일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복된 일입니다. 우리 인생의 하프타임이 이렇게 누군가를 살려가는 복된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3.믿음의 동역자와 ‘함께 살아야’ 합니다.
구호의 마지막은 <함께 살자>입니다. 시니어 세대에게 가장 큰 적은 무엇입니까? 질병도 가난도 아닙니다. 바로 외로움입니다. 자네들은 장성해서 하나 둘, 둥지를 떠나고, 그간의 지위와 명암도 다 내려놓게 되는 거죠. 그럴 때 덜컥 찾아오는 것은, 외로움, 고독입니다. 그 고독감이 그 삶을 위축시켜 놓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생의 후반전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좋은 동역자입니다. 내 아픔을 털어놓아도 흉보지 않고 함께 울어줄 사람, 내 몸이 아파 주일에 교회에 나오지 못하면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기도해 줄 믿음의 동지가 필요합니다. <함께 살자!>라는 것은 이 땅에서 천국을 같이 누리며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원한 본향을 향해 함께 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동역자입니다. 목장이 그런 공역자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가면 100m가 넘게 자라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레드우드>라 불려지는 <메타세쿼이아> 숲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요즘 어디가든 많이 심겨져 있고 우리 월영마을 가로수가 메타세쿼이어입니다.
그런데 학자들이 이 나무를 연구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게 높이 자라는 나무라면 뿌리가 수십 미터는 땅속 깊이 박혀 있어야 하는데, 이 나무의 뿌리들은 고작 2~3미터밖에 안 되는 얕은 뿌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수백 년을 거센 태풍 비바람을 견디며 거기 서 있을 수 있었을까요? 비밀은 연결입니다. 숲속에 있는 수백 수천 그루의 나무들이 땅속에서 서로의 뿌리를 단단하게 엮고 붙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거센 바람에 한 나무가 쓰러지려 하면 옆에 있는 나무가 뿌리로 지탱해 주고 붙잡아 줍니다. 그래서 태풍을 이겨내는 거대한 생명 공동체가 된 것입니다.
우리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가 들고 육신이 약해지면, 마음도 약해지고, 작은 바람에도 쉽게 넘어질 수 있습니다. 그때 쓰러지지 않고 든든히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 곁에 있는 믿음의 통역자와 뿌리를 얽어매는 것입니다.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되었지만 예전엔 다 연탄 때고 살았죠.
연탄을 생각해 보십시오. 연탄 한 장을 밖에 꺼내 놓으면 아무리 시뻘건 연탄이라도 찬바람에 금방 꺼져버립니다. 그러나 난로 안에 두 장, 세 장을 겹쳐 놓으면 쉽게 꺼지지 않습니다. 밤새 절절 끓습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교회, 목장은 연탄 난로와 같습니다. 난로 안에 두 장 세 장 겹쳐있는 것이 믿음의 동역자입니다. 그렇게 하면 같이 살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갈렙초원 여러분. 지금 옆에 계신 분들이 바로 나와 함께 천국 여정을 함께 가는 너무나도 귀한 분들입니다. 함께 기도해 주시고 함께 뜨겁게 사랑으로 섬겨주시고 함께 믿음으로 손을 잡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의 여정에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말씀을 맺습니다. 이제 믿음으로 첫걸음을 떼는 갈렙초원, 그 이름과 비전처럼 영적으로 먼저 살고 자녀와 이웃을 살리며, 신앙의 동역자들과 함께 천국의 기쁨을 누리는 복된 공동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 큰 은혜로 함께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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