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포Band
교회 사역(부서, 목장, 선교회 등)과 개인 활동, QT, 독서 등을 자유롭게 나누는 공간입니다.
故 여이현 성도를 주님 품에 보내드리며...
2009-08-06 10:45:02
강민구
조회수 668




비록 고인과의 함께한 짧은 시간들이였지만 많은 기억과 생각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고인은 가포교회 노인대학으로 인연을 맺어 지난 4월 5일 가포교회 등록하셨고 가포교회 한 식구가 되셨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 이였지만 60여명의 학생들 틈에서 한글학과를 통해 들뜬 마음과 상기된 표정으로 열심히 참석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노인대학 봄 소풍에 함께 모시지 못한 것이 참 마음에 걸립니다. 당시에도 몸이 많이 쇠약해 지셔서 종일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봄소풍과는 비교도 안 되는 상상할 수 없이 좋은 곳, 저 천국 하나님 아버지 품에 안겼기 때문에 한결 마음을 놓고 감사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병상세례 받던 날 고인의 모습을 잊을 수 가 없는데요. 고인을 향하신 하나님의 특별하신 사랑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례를 받기 전 목요일 요양병원으로 심방을 갔을 때만 해도 의식은 약간 있었지만 눈도 못 떴고 의사소통은 거의 할 수 가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그리고 주일 오후예배 후에 병상세례를 베풀기로 교회 앞에 광고 하고 기도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날 1부 예배 후에 병원으로부터 위독하다는 연락이 왔고 여운식(박신자) 집사님 내외는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덩달아 저도 마음이 급해 졌습니다. 주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좀 더 일찍 세례를 베풀었어야 했나요? 이대로 데려가시면 어떡합니까? 주님 세례예식입니까? 임종예배 입니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정신없이 2부예배를 마치고 서둘러 세례식 준비를 하고는 곧바로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하면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박 권사님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는 눈도 뜨고 정신도 더 또렷해졌다는 것입니다.
그 순간 지난 금요기도회 때 맑고 또렷한 정신으로 세례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함께 부르짖었던 기억이 스쳐지나가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큰 감격과 은혜가 병상세례예식 가운데 임하던지요. 사실 고인이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였기에 때문에 유아세례식으로 여 집사님 부부가 대답하고 고백하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비록 자신의 음성으로는 서약하지는 못했지만 눈이라도 찡긋해달라는 저의 요청에 혼신의 힘을 다해 대답하고 고백 하시는 고인의 모습은 함께한 모두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습니다.
죽음의 문턱을 드나들면서 마치 절규하듯이 혼신의 힘을 다해 인상을 찌푸리면서 서약에 임하시던 고인의 표정은 평생 잊지 못할 한 폭의 성화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영광스럽게 세례를 받으시고 다음날 아침 주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남은 문제는 장례절차였는데요. 여 집사님 내외가 장례식을 기독교식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 믿지 않는 형제들로 인해 불안하시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저에게 특별히 부탁했습니다. 복음을 확실히 전해 달라고 말이죠. 사실 저로서는 장례식을 집례 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이였기 때문에 순간 하나님 이번에 훈련 제대로 받겠군요. 뭐 이런 생각과 함께 어떻게 해야 합니까? 라는 생각과 질문들이 제 머릿속을 가득매우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담대하게 당신의 마음을 전하게 하셨고 하관예식까지 6번의 예배를 통해서 그렇게 하나님의 멈출 수 없는 사랑의 손길은 믿지 않던 형제들의 마음을 움직여 가셨습니다. 이제는 뿌려진 복음의 씨앗들이 자라나 여 씨 가문이 예수님의 사랑 안에 하나 되어 믿음의 명문가로 새롭게 태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것이 병상세례를 통해 남은 유족들에게 전하고 싶어 했을 고인의 피맺힌 절규였으며 또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임을 확신합니다. 고인의 장례식을 통해 일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이제는
이제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자유하기를
이제는 이기적인 욕망과 헛된 꿈에서 깨어나기를
이제는 지친 인생길에서 돌아오기를
이제는 원망과 한숨을 뒤로하고 용서하기를
이제는 손에 손을 잡고 사랑으로 하나 되기를
이제는 인생의 참된 길을 찾을 수 있기를
이제는 목숨을 걸만한 참된 진리를 발견하기를
이제는 영원한 생명을 사모하기를
이제는 멈출 수 그 사랑 알게 되기를
이제는 끊을 수 없는 그 놀라운 사랑에 붙잡히기를
2009년 8월 4일 새벽 故 여이현 성도를 주님 품에 보내며...
0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조회수 | 첨부 파일 |
---|---|---|---|---|---|
공지 | 작은도서관 도서목록(2023.6.18현재) 2 | 이미광 | 2023-06-18 | 469 | |
공지 | 하늘정원 [도서관 이용] 및 [도서신청] 안내 1 | 김선화 | 2022-06-03 | 371 | |
공지 | 가포Band 어플 설치 및 사진 올리는 방법 | 이창우 | 2022-05-29 | 441 |
1
...
50
51
52
53
54
55
56
...
60
댓글